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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구배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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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seems far, but sometimes it is at doorstep’ 우리 집 욕실 벽에 붙어 있는 글귀다. 예전에 살던 사람이 붙여 둔 것인데, 어느 재즈가수가 부른 노래의 노랫말이기도 하다. 글과 함께 세 개의 작은 화분 그림도 붙어 있다. 첫 번째 화분에는 잎이 2개, 두 번째는 잎이 3개, 세 번째는 잎이 5개인 화초가 심어져 점점 자라는 모양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 정말 happiness가 커지는 느낌까지 든다. 정말이다. 이렇게 나는 아침마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전 주인에게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공부를 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벌고, 성공하고 싶어 한다. 우리 헌법도 다른 어떤 권리보다 먼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에 이를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하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66점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점수가 낮은 헝가리 보다도 20점이나 낮은 수치이다. 그 중에서도 통계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항목 중 물질적 행복 등 객관적인 외부지표는 1위를 차지하거나 중·상위권인데 유독 주관적 행복지수만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길 것이 없어 행복까지 등수를 매기냐고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꼴등이 뭔가!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 말이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은 알고 있다. 오직 학교성적으로만 아이를 판단하고, 끊임없이 등수를 비교해 대는데 어찌 행복하겠는가. 유명 브랜드 신발에 최신 스마트폰과 두둑한 용돈으로 달래 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성공만을 위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숨만 쉬면서 일하는데 어찌 행복하겠는가. 그런데 우리 어른들도 사실은 안다. 돈과 물질의 풍요는 행복의 요소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조금만 더 행복할 수는 없을까. 여기에 간단하지만 확실한 비법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긍정적 생각과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얼굴 표정을 만들어 내는 얼굴 근육이 뇌와 직접 연결돼 있어, 만족한 표정, 즉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뇌는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뇌의 지시에 따라 얼굴 근육이 움직여 표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표정변화에 따라 뇌가 감정 상태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결국 미소를 지으면 뇌는 행복하다고 느끼고,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또한 생각이 감정을 지배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기분이 나빠지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곧바로 긍정적인 사람이 되지는 않지만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긍정적 정서를 높이는 훈련을 통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명상하기, 선행 베풀기, 일에 집중하기 등 여러 방법이 있으나, 그 중에서 최고의 방법은 ‘감사하기’ 라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잡아주는 직장 동료에게 감사하고, 식당에서 물을 건네주는 종업원에게 감사하고, 가족과 함께 단풍 가득한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자.
행복해지기 위한 또 하나의 비법, 그 것은 많이 웃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욕실의 거울을 보면서, 출근길 자동차 안에서 룸미러를 보면서,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화장실 거울을 보면서, 입꼬리와 눈꼬리가 서로 닿을 정도로 함빡 웃는 연습을 해 보자. 우울한 일이 있을 때는 더욱 열심히 웃어 우리 뇌가 기쁜 일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자.
한번 더 감사하고, 한번 더 웃고 나서 문을 열어보라. 행복은 우리 집 문 앞에 있다.
권구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