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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일과 가정의 양립, 그 단상
등록일2015-09-09| 조회수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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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수경 법무법인 우덕 변호사  
 
전국이 가마솥처럼 들끓고 있다.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데다가 아침마다 폭염특보의 긴급재난문자를 받으면서 그 심각성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그나마 일 년에 단 한번인 여름휴가로 지친 심신을 달래본다. 달콤함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설레임으로 시작된 휴가는 항상 아쉬움을 간직한 채 마무리 된다. 최근 ‘스테이케이션’족이 늘어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stay와 vacation의 합성어로, 집에 머무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주로 20~30대 직장인을 주축으로 생긴 풍조다. 휴가철 몰려드는 인파와 바가지요금 등을 피하고자 함에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심리적 부담과 잦은 야근 등의 직장생활로 인한 피로가 넘치는 사회 분위기가 조용한 휴가를 보내게끔 하는데 한 몫을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라는 한 광고 속 대사가 떠오른다.

이러한 사회풍조 속에 고용노동부가 펼치고 있는 일가(家)양득 캠페인이 관심을 끈다. 이는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추진하여 궁극적으로 안정된 삶을 통해 선진 국가를 지향하자는 캠페인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 및 정책 등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위 캠페인은 일상화된 야근, 불필요한 회식, 시간만 끄는 회의, 눈치 보는 휴가 등 관행화된 근로문화를 바꾸고, 또한 유연근무를 시작함으로써 근무시간과 일정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여 생산성과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여간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이에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직, 직장어린이집 지원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일·가정 양립지원과 관련한 법률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 국가는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한 경우 그 근로자의 생계비용과 사업주의 고용유지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으며, 또한 소속 근로자의 일·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하는 사업주에게 세제 및 재정을 통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법적인 근거도 마련해두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의 필요성은 변호사로서의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직도 일과 가정의 양립은 우선적으로 여성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한데, 비단 법조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1980년 2명에 불과하던 여성 변호사는 2015년 7월말 현재 4415명으로, 35년 만에 2200배 급증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여성변호사들이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여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상당한 수의 여성변호사들이 사회적 편견과 분위기 속에, 특히 출산 및 육아 그리고 가정에서의 가사분담과 관련하여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최근에는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내용으로 육아에 있어서 아빠로서의 역할과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아빠들의 모습을 자주 만나볼 수 있다. 이를 보면 처음에는 서툴지만 점차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써 공유하고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추세에 맞게 현재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여성들의 사회참여 비중이 높아지면서 육아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인식 변화는 미흡하나마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하나의 시발점이지 않을까 한다. 허울 좋은 정책에 머물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전수경 법무법인 우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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