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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가족끼리 왜 이래
등록일2015-02-03| 조회수2,472
현재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의 시청률이 40%대를 넘기며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된 줄거리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 소송’을 중심으로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라고 한다(KBS TV 드라마 홈페이지 참조).

‘불효 소송’과 같이 가족끼리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송이 얼마나 있겠냐 싶지만, 생각보다 우리의 주변에서 이러한 소송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송의 유형도 상당히 다양하다. 부모가 자식에게 내가 너희들을 키워줬으니 이제 너희가 나에게 생활비를 달라는 부양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에서부터, 자식이 부모를 상대로 재산을 달라는 소송을 하는가 하면, 부모가 자식에게 준 재산을 다시 돌려달라는 소송 및 형제자매들끼리의 상속과 관련한 재산분쟁 소송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얼마 전 상담을 한 내용도 그러하다. 동생이 형과 누나들을 상대로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자신은 형과 누나들이 받은 만큼 재산을 받지 못하였으니 내 몫을 내어 달라는 소송을 하고 싶다고, 이러한 소송이 가능한지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가능하기는 하다. 가능하면 가능한 거지 가능하기는 하다라는 답변이 애매하게 들렸는지 재차 확인하며 물었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경우 통상 유류분을 반환해 달라며 형과 누나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형제자매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그나마 조정이 가능하면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지만, 씁쓸하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되면 법정에서 원·피고로 만나 정말 가족끼리 왜 이러나 할 정도로 할 말 못할 말 다 해가면서 시간도 상당히 소요되고, 재산은 얼마나 있었는지 확인하는 과정 등을 거치면서 심신도 많이 지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능하기도 하다는 말은 아마도 이러한 한계를 포함하는 의미는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물론 오죽하면 이러한 소송까지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소송은 진행하다보면 소송의 승패를 떠나서 과연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자주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게 한참동안 상담을 하다가 결국은 자신은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면서 사는 것을 왜 알아주지 않는지, 그래서 이대로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억울한 것 같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그들도 왜 모르겠는가, 어쩌면 각자의 바쁜 삶속에서 연락의 부재가 오해와 불신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최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3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가족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로 조사되었는데, 저녁 가족 동반 식사율도 계속 낮아져 조사 대상자 3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그것이 바로 식구(食口) 아니겠는가. 식구의 사전적 의미가 바로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위 통계상의 내용으로 봤을 때 우리는 한집에 살면서도 밥을 같이 먹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달갑지만은 아니하다.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보내라는 인사를 건넨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간다. 법정에서 가족을 원·피고로 만나 어색한 안부를 묻기보다는 지금 바로 곁에 있는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어보자. 자주 소통하고 표현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가족간의 분쟁을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본다.

전수경 법무법인 우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