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가계약의 효력
- 등록일2018-04-05| 조회수8,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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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을 주고 다음날 만나서 계약하기로 하였는데, 집주인이 계약을 않겠다고 하네요. 가계약금은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얼마를 반환받을 수 있나요?
: 반환받을 수는 있으나, 반환금액은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계약이란 정식계약을 맺기 전에 임시로 맺는 계약을 말합니다. 실무상 부동산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도인과 매수인이 만나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가계약을 체결하고 가계약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부동산 중개인이 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계약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구체적으로 계약 내용을 정하고 계약서만 별도로 작성하기로 하는 경우, 매매대상과 계약금액 등 계약의 대략적인 내용이 정해지는 경우, 그렇지 않고 다시 만나 상의하기로 하는 약속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계약은 효력에 있어서도 차이가 납니다. ‘가계약’이라는 명칭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한 내용과 정도에 따라 정식계약으로 취급되기도 하고, 계약을 위한 과정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됩니다.
우리 대법원은,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고 후에 그 정식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매매계약이 성립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가계약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매매목적물이나 매매대금, 대금지급방법 등 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합의가 있으면 정식 계약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매계약은 당사자 쌍방의 합의만으로 이루어지는,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 계약이기 때문에 반드시 계약서 작성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구도로 가계약을 체결하고, 가계약금을 주고, 그 내용이 매매계약의 중요부분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정식계약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입니다.
사안에서는, 가계약시 어느 정도 합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가계약시 목적물과 매매대금이 특정되고, 그 대금 지급방법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매도인이 매매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면(해제), 지급한 금액에 약속한 계약금액 상당을 더하여 반환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계약의 중요부분에 대한 합의 없이, 다음에 만나서 계약내용에 대해 상의하기로 한 정도라면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지급한 가계약금 만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설명은 원론적인 것이고, 분쟁이 되었을 때에는 입증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계약이라고 하더라도 문서로 작성하는 것이 좋고, 가계약금의 처리에 대해서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고, 분쟁발생시 원만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울산변호사 법률사무소 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