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에 관하여
1. 우리 민법에는 소멸시효제도라는 것을 두고 있는데 소멸시효제도는 정당한 권리를 가진 자가 오랫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경우 권리 위에 잠자고 있는 자를 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고, 그 기간 동안 증거보전이 곤란하여 민사소송제도의 적정과 소송경계의 이념에 비추어 그의 권리를 소멸케 하는 것입니다.
2. 민법은 채권의 종류별로 그 소멸기간을 각기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민법 제162조 내지 165조), 실무적으로 많이 문제되는 것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으로써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소멸시효 기간이고(민법 제766조),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다는 것은 손해의 발생과 그 손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되는 것이고 그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상해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보므로, 3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기간이 만료되어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어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데, 시효만료일이 임박하였음에도 소송을 제기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일단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는 청구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의 절차가 있습니다.
3. 청구의 유형으로는 재판상 청구, 파산절차에의 참가, 지급명령,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최고 등이 있고, 압류는 확정된 판결기타 채무명의에 의하여 이루저지는 강제집행을 말하여, 가압류 또는 가처분은 강제집행이 불가능하거나 심하게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강제집행을 조전하는 수단을 말하는 것이며, 승인이란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이익을 받은 자가 채무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위로서 일부 변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위와 같은 법적 절차를 당장 밟기가 어렵다면 일단 최고를 한 후 6개월 이내에 위와 같은 청구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의 절차를 밟아도 되는데, 예건대 상대방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통지를 하고 그 내용증명우편을 상대방이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위와 같은 청구 등을 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4.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그 효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 없이도 시효완성의 사실 자체로써 채무는 당연히 소멸하지만, 소멸시효 완성은 민사소송 상 항변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멸시효의 이익을 받는 자가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지 않으면 법원은 그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결하여야 합니다.